크리에이티브한 일을 하는 사람들은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를 넘어 실제로 반농담으로 "표절은 창작의 어머니"라고 얘기하기도 한다. 모방과 표절은 비슷한 듯 하면서도 굉장히 다른 어감을 가지고 있다. 왠지 '표절'이라고 하면 엄청난 중죄이며, 사회에서 영원히 매장시켜야 할 것 같이 느껴진달까? 그렇기에 더더욱 조심해서 해야할 '표절'이라는 표현이 우리 사회에서는 굉장히 공공연하게 쓰이고 있다.

빅뱅이 또 한번 표절 시비에 휘말렸다. 의심의 여지 없이 2007년 최고의 히트곡 중 하나인 거짓말과 프리템포의 Sky High 시비에 이어, 이번에도 시부야계인 다이시댄스(Daishi Dance)의 피아노(P.I.A.N.O)를 후속곡 '바보'가 표절했다는 의혹이다. 솔직히 이 '표절 의혹'이라는 말이 웃긴다. 90년대 몇 차례 굵직한 '표절 사건' 이후 한국 대중은 '표절'이라는 단어를 너무나 일상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표절은 표독할 표(剽)에 훔칠 절(竊)을 쓰는데, 말 자체에서 느껴지는 어둠의 포스가 참 강력하다. 표독스럽게 도둑질을 하다니... 그런 말을 업계 관계자도 아니고 심지어는 오선지도 읽을 줄 모르는 대중들이 자기들의 지식과 경험의 폭 내에서 조금이라도 비슷한 것 같다고 느껴지면 '표절'이라 몰아세우며 죽일 듯이 덤벼든다. '비슷한 것 같아요'라는 말을 하기 이전에 '이거 표절 아닌가요?'라고 묻기 시작한다. (솔직히 이건 한국 사회에 만연한 연예인 '증오' 풍토도 한 몫 하고 있는 것 같다. 플러스 알파로 '한국 가요'에 대한 멸시 풍토.)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가요 시장에 관심이 있건 없건 심심치 않게 '모 가수 표절 의혹'이라는 뉴스를 접하곤 한다. 이 중에는 실제로 표절 판정을 받고 처벌을 받는 경우도 있고, 해프닝으로 끝나는 경우도 있는데, 대부분의 경우는 후자에 속한다. 한국 가요는 유달리 표절 얘기가 많이 불거져 나오는데, 그럼 이건 실제로 표절을 많이 해서인가?
현재 문광부가 변경한 표절 판정 기준이 ‘노래의 경우 가락이나 화음이 유사할 경우 표절로 인정될 수 있다’로 확대되었다고 한다. 다르게 얘기하자면 이건 '표절'을 판정한다는 것은 '몇마디의 멜로디가 동일'과 같은 기준으로 판단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뜻이기도 하다. 대놓고 흉내를 내더라도 교묘하게 피해갈 수도 있고, 전혀 의도한 바가 없음에도 듣기에 따라서는 비슷하게 들릴 수도 있는게 '노래'이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정말로 Greenday의 American Idiot이 '도시여 안녕'의 표절곡이라고 생각하나? 그런게 '노래'이고 '멜로디'이다. 아무렇게나 음을 나열한다고 노래가 되지는 않는다. '듣기 좋은 멜로디'를 만든다는 것은 12개의 음을 쓴다는 것을 넘어서는 제약의 연속인 것이다.
그간 수많은 '표절 의혹'이 있었음에도 대부분은 해프닝으로 끝났다. '원곡이라 불리워지는 곡'의 저작권자에게 '표절 의혹곡' 측이 표절이 아니라는 확인까지 받아내서 기사화해야 한다니, 제작하는 양반들도 곡 쓰는 사람들도 안그래도 신경 쓸 일 많은데 별걸 다 한다. 표절 의혹을 받는 측은 관련된 온식구가 날벼락이다. 정말 음악할 맛 안날거다. '표절'이라는 세디 센 표현을 좀 신중히 쓸 수는 없는걸까?

논란이 되고있는 다이시댄스의 피아노는 시부야계의 무보컬 연주곡이다. 신스베이스, 신스드럼이 리듬을 만드는 가운데 메인 멜로디를 피아노가 이끄는 8분여 동안 몇개의 테마가 던져지는데, 그 중 '한 마디'가 빅뱅의 바보와 유사하다. 부담 없이 흘려듣기 좋은, 다분히 라운지 음악으로서의 미덕에 충실한 이 곡과 빅뱅의 바보와 유사한 점을 앞서 얘기한 멜로디 부분을 제외하고도 구태여 찾아보면 몇가지가 있긴하다.
1. 하우스 비트가 리듬의 바탕이다.
하우스 리듬의 핵심은 연신 울려대는 킥(베이스)드럼에 있다. 힙합클럽을 제외한 대부분의 클럽에서 가장 익숙한 리듬이며, 국내에서도 매우 대중적이고 접하기 쉬운, 바꿔 말하면 흔하디 흔한 리듬이다. 이 두곡은 비슷한 하우스 리듬 끼리 그나마 서로 다를 가능성이 가장 큰 하이햇 패턴도 동일하다. 하지만 역시나 쉽게 접할 수 있는 리듬 패턴임에는 변함이 없으며, 이런 패턴은 루핑 샘플 또한 흔하디 흔한 것이므로 이로 인해 두 곡이 비슷하다고 할만한 근거가 될 수는 없다.
2. 피아노가 만들어내는 단음 멜로디가 존재한다.
피아노는 아직까지 대부분의 음악 장르에서 사랑받는 음원이다. 대중음악을 기준으로 발라드, 댄스, 힙합, 록 할 것 없이 사용되는 악기이며, 단음 멜로디를 쓰는 이러한 패턴은 하나의 클리셰다.
3. II-V-I의 코드 프로그레션이 존재한다.
이거 쪼끔 재미있는 대목이다. 표절 근거가 돌면서 위의 악보가 같이 돌고 있는데, 요는 바보의 경우 Dm7 - G7 - CM7 - Am7 A7 피아노는 FM7 - CM7 - FM7 G7 - Am7의 반복이며, Dm7은 FM7의 대리코드로 쓰이고 Am7이 CM7의 대리코드이므로 진행을 II-V-I의 패턴이 이끌고 있다는건데, 이거 그린 사람의 의도가 정말 궁금하다. 원문을 찾을 길이 없어서 확인은 못했지만 이게 표절의 근거라면 한마디로 웃기는 소리라 하겠다. 우선 첫째로 투파이브원은 독특할 것이 발톱의 때만큼도 없는 교과서적 진행이며, 더구나 두 곡에서 투파이브원이 이끄는 패턴 자체가 틀리다는 것이 악보상으로 드러난다. 네 마디를 하나의 큰 틀로 보고 마디를 "|"로 표시한다고 했을 때, 위는 II | V | I | VI |, 아래는 IV | I | IV V | VI |이다. 이 주장대로라면 두 곡은 진행이 완전히 틀리다. 다만 II-V-I의 프로그래션이 '포함'되어 있을 뿐이다. 그런 식으로 따지면 이건 오히려 두 곡의 유사성이 생각보다 떨어짐을 보여주는 악보다. 심지어 코드 프로그레션이 동일하다고 같은 노래일 수는 없다. 캐논변주곡과 Greenday의 'Basket Case'와 양파의 '사랑 그게 뭔데'가 같은 노래인가? 담다디와 해변의 여인이 같은 노래인가?
'구태여' 찾아낸 이런 부분을 제외하고 두 곡은 상당히 다르다. 간혹 '너무 했다'싶을 정도로 똑같은 곡들도 있지만 어째서 수시로 이번과 같은 성급한 '표절 의혹'(아 진짜 싫다 이 말)이 튀어나오는걸까? 한국 대중들은 좋은 문화 상품을 적극적으로 찾아내기보다는 '자기 기준으로' 유치하거나 후지거나 고까운 대상들을 깎아내리고 험담하는 비생산적 활동에 열중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 안타깝다. '표절이네'라는 임의 결론의 잔인한 표현보다 어떤 곡과 어떤 곡이 (조심스럽게)'내가 듣기엔 비슷한 느낌이다'로 시작할 수는 없는걸까? 아니, 그보다도. '이 노래가 이 노래 표절이래'라며 생전 처음 듣는 노래를 추앙할 것이 아니라, 매스미디어를 통해 주입되는 '만들어진 인기 가요'가 아닌 다양한 음악들을 적극적으로 찾아 들으면서(솔직히 지금은 그러기 정말 편한 세상이다) 대중 자체가 레벨업해서 시장에 더 좋은 컨텐츠들이 공급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옳지 않을까?
'표절'이라는 민감한 주제에 있어 대중이 임의로 '기다 아니다'를 판단할 일은 아니다. 제3자는 절대로 그 곡이 표절인지 아닌지 알 수가 없다. 가장 중요한 것은 창작자의 자존심과 양심 사이의 문제 이고, 그 다음은 비교 대상(이번의 경우 다이시댄스 측)의 판단이다. 음악이라는 컨텐츠가 단순 비교해서 들었을 때 '비슷한 것 같네'라는 이유로 표절이라고 결론지을 수 있을 만큼 단순하지는 않다. 모든 컨텐츠는 지금까지의 기존 컨텐츠가 존재해 왔기에 존재한다. 우리가 입고 듣고 보는 모든 것들이 하루 아침에 이루어 진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그 중 하나, 음악만을 얘기한다면, 클래식이 있었기에 재즈가, 블루스가 있었기에 록과 힙합과 펑키가 존재하며, 여러 다른 음악들에 영향을 받은 새로운 스타일이 나오고 다른 음악들을 많이 듣고 연구했기에 뮤지션들이 자기 음악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넓게 보자면 모차르트가 일렉트로니카와 모던록에 끼친 영향이 분명 있는 것을... 트집 잡으려 마음 먹으면 어딘가에서는 비슷한 것을 찾아낼 수 있다. 세상 어디에서도 조금도 비슷한 것을 찾을 수 없는 컨텐츠란 존재하지 않는다. 가당찮은 표절 시비 보다는 대중 스스로가 고급이 되었으면 한다.

빅뱅이 또 한번 표절 시비에 휘말렸다. 의심의 여지 없이 2007년 최고의 히트곡 중 하나인 거짓말과 프리템포의 Sky High 시비에 이어, 이번에도 시부야계인 다이시댄스(Daishi Dance)의 피아노(P.I.A.N.O)를 후속곡 '바보'가 표절했다는 의혹이다. 솔직히 이 '표절 의혹'이라는 말이 웃긴다. 90년대 몇 차례 굵직한 '표절 사건' 이후 한국 대중은 '표절'이라는 단어를 너무나 일상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표절은 표독할 표(剽)에 훔칠 절(竊)을 쓰는데, 말 자체에서 느껴지는 어둠의 포스가 참 강력하다. 표독스럽게 도둑질을 하다니... 그런 말을 업계 관계자도 아니고 심지어는 오선지도 읽을 줄 모르는 대중들이 자기들의 지식과 경험의 폭 내에서 조금이라도 비슷한 것 같다고 느껴지면 '표절'이라 몰아세우며 죽일 듯이 덤벼든다. '비슷한 것 같아요'라는 말을 하기 이전에 '이거 표절 아닌가요?'라고 묻기 시작한다. (솔직히 이건 한국 사회에 만연한 연예인 '증오' 풍토도 한 몫 하고 있는 것 같다. 플러스 알파로 '한국 가요'에 대한 멸시 풍토.)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가요 시장에 관심이 있건 없건 심심치 않게 '모 가수 표절 의혹'이라는 뉴스를 접하곤 한다. 이 중에는 실제로 표절 판정을 받고 처벌을 받는 경우도 있고, 해프닝으로 끝나는 경우도 있는데, 대부분의 경우는 후자에 속한다. 한국 가요는 유달리 표절 얘기가 많이 불거져 나오는데, 그럼 이건 실제로 표절을 많이 해서인가?
현재 문광부가 변경한 표절 판정 기준이 ‘노래의 경우 가락이나 화음이 유사할 경우 표절로 인정될 수 있다’로 확대되었다고 한다. 다르게 얘기하자면 이건 '표절'을 판정한다는 것은 '몇마디의 멜로디가 동일'과 같은 기준으로 판단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뜻이기도 하다. 대놓고 흉내를 내더라도 교묘하게 피해갈 수도 있고, 전혀 의도한 바가 없음에도 듣기에 따라서는 비슷하게 들릴 수도 있는게 '노래'이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정말로 Greenday의 American Idiot이 '도시여 안녕'의 표절곡이라고 생각하나? 그런게 '노래'이고 '멜로디'이다. 아무렇게나 음을 나열한다고 노래가 되지는 않는다. '듣기 좋은 멜로디'를 만든다는 것은 12개의 음을 쓴다는 것을 넘어서는 제약의 연속인 것이다.
그간 수많은 '표절 의혹'이 있었음에도 대부분은 해프닝으로 끝났다. '원곡이라 불리워지는 곡'의 저작권자에게 '표절 의혹곡' 측이 표절이 아니라는 확인까지 받아내서 기사화해야 한다니, 제작하는 양반들도 곡 쓰는 사람들도 안그래도 신경 쓸 일 많은데 별걸 다 한다. 표절 의혹을 받는 측은 관련된 온식구가 날벼락이다. 정말 음악할 맛 안날거다. '표절'이라는 세디 센 표현을 좀 신중히 쓸 수는 없는걸까?

논란이 되고있는 다이시댄스의 피아노는 시부야계의 무보컬 연주곡이다. 신스베이스, 신스드럼이 리듬을 만드는 가운데 메인 멜로디를 피아노가 이끄는 8분여 동안 몇개의 테마가 던져지는데, 그 중 '한 마디'가 빅뱅의 바보와 유사하다. 부담 없이 흘려듣기 좋은, 다분히 라운지 음악으로서의 미덕에 충실한 이 곡과 빅뱅의 바보와 유사한 점을 앞서 얘기한 멜로디 부분을 제외하고도 구태여 찾아보면 몇가지가 있긴하다.
1. 하우스 비트가 리듬의 바탕이다.
하우스 리듬의 핵심은 연신 울려대는 킥(베이스)드럼에 있다. 힙합클럽을 제외한 대부분의 클럽에서 가장 익숙한 리듬이며, 국내에서도 매우 대중적이고 접하기 쉬운, 바꿔 말하면 흔하디 흔한 리듬이다. 이 두곡은 비슷한 하우스 리듬 끼리 그나마 서로 다를 가능성이 가장 큰 하이햇 패턴도 동일하다. 하지만 역시나 쉽게 접할 수 있는 리듬 패턴임에는 변함이 없으며, 이런 패턴은 루핑 샘플 또한 흔하디 흔한 것이므로 이로 인해 두 곡이 비슷하다고 할만한 근거가 될 수는 없다.
2. 피아노가 만들어내는 단음 멜로디가 존재한다.
피아노는 아직까지 대부분의 음악 장르에서 사랑받는 음원이다. 대중음악을 기준으로 발라드, 댄스, 힙합, 록 할 것 없이 사용되는 악기이며, 단음 멜로디를 쓰는 이러한 패턴은 하나의 클리셰다.
3. II-V-I의 코드 프로그레션이 존재한다.

'구태여' 찾아낸 이런 부분을 제외하고 두 곡은 상당히 다르다. 간혹 '너무 했다'싶을 정도로 똑같은 곡들도 있지만 어째서 수시로 이번과 같은 성급한 '표절 의혹'(아 진짜 싫다 이 말)이 튀어나오는걸까? 한국 대중들은 좋은 문화 상품을 적극적으로 찾아내기보다는 '자기 기준으로' 유치하거나 후지거나 고까운 대상들을 깎아내리고 험담하는 비생산적 활동에 열중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 안타깝다. '표절이네'라는 임의 결론의 잔인한 표현보다 어떤 곡과 어떤 곡이 (조심스럽게)'내가 듣기엔 비슷한 느낌이다'로 시작할 수는 없는걸까? 아니, 그보다도. '이 노래가 이 노래 표절이래'라며 생전 처음 듣는 노래를 추앙할 것이 아니라, 매스미디어를 통해 주입되는 '만들어진 인기 가요'가 아닌 다양한 음악들을 적극적으로 찾아 들으면서(솔직히 지금은 그러기 정말 편한 세상이다) 대중 자체가 레벨업해서 시장에 더 좋은 컨텐츠들이 공급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옳지 않을까?
'표절'이라는 민감한 주제에 있어 대중이 임의로 '기다 아니다'를 판단할 일은 아니다. 제3자는 절대로 그 곡이 표절인지 아닌지 알 수가 없다. 가장 중요한 것은 창작자의 자존심과 양심 사이의 문제 이고, 그 다음은 비교 대상(이번의 경우 다이시댄스 측)의 판단이다. 음악이라는 컨텐츠가 단순 비교해서 들었을 때 '비슷한 것 같네'라는 이유로 표절이라고 결론지을 수 있을 만큼 단순하지는 않다. 모든 컨텐츠는 지금까지의 기존 컨텐츠가 존재해 왔기에 존재한다. 우리가 입고 듣고 보는 모든 것들이 하루 아침에 이루어 진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그 중 하나, 음악만을 얘기한다면, 클래식이 있었기에 재즈가, 블루스가 있었기에 록과 힙합과 펑키가 존재하며, 여러 다른 음악들에 영향을 받은 새로운 스타일이 나오고 다른 음악들을 많이 듣고 연구했기에 뮤지션들이 자기 음악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넓게 보자면 모차르트가 일렉트로니카와 모던록에 끼친 영향이 분명 있는 것을... 트집 잡으려 마음 먹으면 어딘가에서는 비슷한 것을 찾아낼 수 있다. 세상 어디에서도 조금도 비슷한 것을 찾을 수 없는 컨텐츠란 존재하지 않는다. 가당찮은 표절 시비 보다는 대중 스스로가 고급이 되었으면 한다.
p.s : 표절 의혹들이 노이즈 마케팅의 일환은 더더욱 아니었으면 한다.
